현대에 와서 모습을 갖춘 ‘상업은행’의 틀을 만들어낸 장본인 금융인 지크문트 바르부르크(Siegmund Warburg)의 전기이다. 그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하이 파이낸스’라는 표현 자체를 동어반복으로 파악했으며,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La Haute Banque’를 주창했다. 1930년대 불어닥친 대공황의 여파로 선대의 은행이 초토화된 사건을 겪으면서도 그는 영국의 경제 회복과 서유럽의 통합,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계화의 탄생에 전념한 경제학자로 평가 받는다.
이 책은 영국에서도 대중에게 공개된 적 없는 1만여 통 이상의 편지와 지크문트 본인이 쓴 일기를 토대로 써내려간 니얼 퍼거슨의 회심작으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시각을 보여주며 심리학자이자 정치인, 그리고 연극배우이면서 은행의 경영인으로 살았던 다면적이고 모순이 많은 인간 지크문트를 조명한다.
독일의 은행가 가문의 자손으로 태어나 영국 금융계의 거물이 되기까지의 과정, 두 번의 전쟁과 대공황이라는 재앙 속에서도 세계경제를 재건한 그의 직관과 혜안, 그리고 변덕스럽고 까다로운 성격과 별난 기질 때문에 수도 없이 겪어야 했던 애증이 교차하는 그의 인간관계까지 고스란히 담음은 물론, 오늘날의 금융계에 넘쳐나는 단순한 투기 경향과는 완전히 유를 달리하는 지크문트의 철두철미한 사업 방식과 엄격한 윤리관을 생생하게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