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 '중국의 알랭 드 보통' 량원다오가 연인을 잃은 슬픔에 대한 단상을 모은 『모든 상처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여름에 시작되어 겨울까지, 153일간 이어간 이별에 대한 성찰은, 평소 차가울 정도로 이성적이며 투사에 가까울 정도로 맹렬한 이미지의 량원다오의 감성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느끼게 한다.
10여 개의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인기 칼럼니스트, TV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유명 언론인, 화제의 베스트셀러 작가 등 겉으로는 어떤 일에서든 성공한 ‘위너’의 삶을 살던 그가 사랑의 범주 안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패와 좌절을 맛보는 ‘루저’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는 자신의 과오를 후회하고, 떠나간 연인을 원망한다. 연인이 떠난 집에 홀로 남아 그가 남긴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다 허무감에 빠지기도 한다. 또 언제일지 모를 우연한 재회를 꿈꾸고, 절망과 슬픔 가운데 종교에 의지하는 등 상처에 몸부림치면서도 글쓰기를 계속한다.
그는 잃어버린 사랑의 대상, 즉 헤어진 연인을 ‘그’라는 대명사를 통해 곳곳에 등장시킨다. 그러나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말하는 화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분명하게 알 수 없다. 진실과 허구, 현재와 과거, 기억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 그의 글쓰기는 내면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그리하여 독자들이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신의 상처를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