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다루는 종교가 서양 일신교의 세 가지 형태인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에만 국한된다는 점은 아쉽다. 정신분석이론의 틀 안에서 사유하기 때문에 일신교가 중심일 수밖에 없었을 터이다. 하지만 일신교에 집중하다보니 종교라는 더 넓고 큰 문화적 형태를 놓친 듯하다. 기독교의 핵심은 인간의 보편적 유죄가능성이므로 이를 통한 공동체의식과 연민이 중요하다. 이를 세속적인 시각에서 풀어보면 너와 내가 여리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인식이다. 정신분석에선 존재의 결여와 욕망의 불가피성이 바로 인간의 보편적 조건이라는 말이다. 이 보편적 유죄성의 의미를 기독교인이든 무신론자든 곰곰이 따져봐야 할지 모른다. 신의 유무나 창조냐 진화냐의 문제를 결정하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믿음을 어디에 위치할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