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과 환경보존은 과연 양립할 수 있을까?’
생태학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완벽한 개론서
생태주의는 성장과 개발의 억압을 뚫고 언제나 격렬한 반대를 분출시킬 수 있는 정치적 저항 운동으로 존재해왔다. 생태주의는 기본적으로 성장과 발전에 대해 비판자 역할을 하는 좌파의 몫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태주의가 처음부터 좌파의 전유물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생태주의 운동과 사상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역사 교수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학문으로서의 생태학’의 역사를 개관하는 것이 아니라 ‘생태학의 근원을 살펴보고 그 학파의 흐름을 추적’하려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왜 생태학이 19세기 중반 유럽의 지식인 집단에서 생겨났으며 그 기원은 무엇인지, 그 뒤 생태주의를 재창조한 사람들은 누구였고 어떻게 이질적인 다른 사상들의 요소와 결합하게 되었는지를 묻고 있다.
그 과정에서 브람웰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다. 이를 통해 브람웰은 전통을 소중히 여기며 ‘땅으로 돌아가자’는, 탈 중심적이고 지역주의적인 숭고한 이상과 함께 시작된 생태 운동이 어떻게 우생학, 사회 다윈주의, 마르크스주의, 나치즘, 문화 볼셰비키주의자, 급진적인 여성주의자 등과 결합하면서 변질되어가는지, 그리고 결국 중앙 계획과 기술 지배를 선호하는 자기모순에까지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브람웰도 지적하듯이 생태주의는 ‘북부 백인제국’의 현상이다. 하지만 비서구지역에서 고도성장을 기록한 예외적인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경우에 이것은 먼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생태 사상은 우리의 과거 및 현재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환경 파괴의 원형으로 비판받는 ‘새마을 운동’조차도 그 사상의 근저에는 생태운동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잠복되어 있다. 성장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후발 선진국들에서 서구적인 생태주의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나라에서도 경제 발전과 더불어 생태적주의적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