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뛰어넘어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앤서니 기든스는 이 책을 통해 제3의 길에 대한 일관되고도 설득력 있는 정의를 구성해 내었다. 이 선구적 저작은 좌와 우의 실패를 경험한 오늘날의 모든 국가들에게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공해 줄 것이다. 1998년에 초판이 출간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제3의 길≫이 복간되었다. ≪제3의 길≫은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사회민주주의를 쇄신하고자 심혈을 기울인 지적 작업의 소산이다. 기든스는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의 브레인으로 일하면서, 신자유주의의 공격에 맞설 처방으로 ‘제3의 길’을 내놓았다. 대처식 신자유주의의 시장만능과 전통적 사회민주주의의 복지만능을 각각 비판하면서,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복지사회모델이 노동의욕의 저하를 가져오면서 한계를 노출하자 ‘평등’과 ‘효율’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유럽 좌파가 추진한 것이 ‘제3의 길’이다.
서구 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민주주의를 기반으로 복지국가의 길을 가고 있었으나, 1970년대 말에 이르러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누적되는 국가의 재정 적자, 비대해진 국가 관료제, 시민사회 기능의 약화, 국민의 노동 의욕 감소, 국가 경쟁력 하락 등이 그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경쟁과 효율, 개인의 선택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가 세력을 얻게 되었다. 서구 복지국가가 위기에 빠진 이유 중에는 금융을 핵으로 하는 경제의 세계화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에는 국가권력이 자본의 이동을 통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속수무책이다. 자본은 이제 자본의 논리에 따라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할 뿐이다. 이런 변화된 현실에 대한 새로운 대응이 바로 이 ‘제3의 길’이었다.
이 책의 집필 당시와 달리 최근 유럽 국가들은 중도 좌파가 실권하는 등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초래한 병폐는 여전히 극심하다. 제3의 길은 경제 성장과 사회 정의, 개인과 공동체, 시장과 국가를 조화시키려는 노력에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서구처럼 사회민주주의의 전통이 없더라도, 한국 역시 ‘제3의 길’을 요구하는 역사적 경험들을 갖고 있다. 우리 현대사 속에는 유럽이 수세기 동안 겪은 도전과 시련이 중층적으로 압축되어 있다. 한국 사회에 여전히 고질적인 좌우 이념 대립과 지역 대결 구도, 노사 간 갈등과 반목, 세대나 남녀 간의 불신, 사회적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제3의 길’을 둘러싼 논의가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제3의 길은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다시 형성해야 하는 우리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화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