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201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100권의 뛰어난 그림책’ 선정
중절모를 쓴 중년의 한 사내가 길가에 픽업트럭을 세운다. 그리고 언덕 위에 선 한 건물로 걸음을 옮긴다. ‘미술관museum’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건물 안엔 여러 개의 그림 액자가 걸려 있고, 사내는 곧 그림들을 차례대로 감상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전시된 그림 중 하나에 사내와 그의 픽업트럭이 실제와 똑같이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얼마 후엔 그림 안의 인물들이 현실 세계로 걸어 나와 미술관 복도를 서성이기 시작하고, 사내는 더 큰 혼란에 빠져든다. 『뮤지엄』을 기획한 하비에르 사에스 카스탄은 담배 파이프를 그리고 거기에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 라고 쓴 화가 르네 마그리트를 예로 들며 자신 또한 “이미지와 단어, 사물과 관념 사이의 균열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반면 『뮤지엄』에서 하비에르는 그림(회화)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지우고 그림 안에 현실 상황을, 현실 안에 그림 속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독자가 ‘회화와 인식, 현실’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