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기록한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쓰나미로 인해 익사하고, 굶어 죽고, 살처분으로 죽어간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서 일어난 지진은 예상치 못한 비극을 불러왔다. 지진에 이은 쓰나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능이 대량 유출된 것이다. 이어지는 재난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삶의 터전을 잃고 타지를 떠돌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고 지역 동물들도 인간과 비슷한 고난을 겪고 있지만 주요 관심에서는 벗어나 있다. 상상하기 힘든 재해 앞에서 사람들이 무력감에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관심에서 벗어난 생명들이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에는 책 속에는 사람이 떠난 집을 지키는 충견들, 떠난 사람 가족을 기다리는 고양이들, 축사에서 굶어 죽어가는 가축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죽거나 떠도는 동물들. 죄 없는 생명들의 이 비참함을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대지진과 쓰나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동물들이 굶어죽거나 먹이를 찾아 떠돌며 야생화 되어 가고 있다. 피난을 떠났던 사람들은 모두 금방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개를 개집에 묶어두고, 고양이를 방에 두고 떠났는데 돌아갈 수 없게 되자 그 동물들은 모두 굶어죽었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된 동물들도 주린 배를 쥐고 거리를 떠돈다.
원전 사고 후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잃어버린 가족을 기다리고, 사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바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렵게 살아남아 가족과 재회한 행복한 동물도 있고, 새로운 가족을 만난 동물도 있고, 아직도 집에서 오지 않은 사람 가족을 기다리는 반려동물이 있듯 사람들도 가족을 찾고, 기다린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말한다. 후쿠시마는 ‘기다리고 있다.’고. 동물뿐 아니라, 땅도, 사람들이 살던 집도, 벚꽃나무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고. 동물들이 죽음의 땅에서 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듯, 15만 명에 이르는 후쿠시마 원전 난민들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