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백신애의 중단편선 『혼명에서』가 작가 사후 80년이 되는 해를 맞이해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마흔여섯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문학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주요 작품 16편이 망라되어 있다. 1929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한 백신애는 1939년 불과 31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소설 20여 편, 수필 30여 편을 남겼다. 생전에 작품집이 출판되지 않은 데다 작품이 다소 거칠고 과격하다는 평으로 인해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한국 여성 작가들을 살피는 연구가 이뤄지면서 본격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백신애 문학의 다양한 가치가 재평가되었고, 이후 백신애는 강경애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한국문학계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백신애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경북 영천에서는 ‘백신애 기념 사업회’가 조직되었고, 2008년에는 ‘백신애 문학상’이 제정되어 공선옥(1회), 서하진(2회), 강영숙(4회) 등의 작가가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