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와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한반도의 DMZ가 어수선한 북한 핵(核) 문제로 갑작스럽게 주목받는 지역이 되었고, DMZ의 한복판(판문점)에서 한국과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물론이고, 미국의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가족까지 함께 회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9년의 뜨거운 여름, 뉴욕의 맨해튼 출신 대통령이 한반도의 DMZ에 등장하면서 한반도와 전 세계는 DMZ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태평양 시대에 동아시아의 온대지역이면서 좋은 잠재적 입지조건을 갖춘 서해안의 DMZ가 마치 과거의 맨해튼처럼 여전히 텅 빈 곳으로 21세기에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인들에게는 놀라움이었다. 부동산개발업자 출신의 미국 대통령의 언급은 물론이고, 세계적 자본투자가들이 지목했던 것처럼 한반도의 DMZ는 관찰의 대상을 넘어서서 주목의 대상이 분명히 되어 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적 변화 속에서 다음과 같은 직설적인 질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그 옛날에 베네치아의 상인들이 암스테르담의 금융가로 변했던 것처럼, 그리고 런던의 자본이 뉴욕의 맨해튼으로 이동했던 것처럼 21세기 중반, 뉴욕의 자본은 태평양을 건너서 한반도의 DMZ로 이동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 개의 시대 즉, 유라시아 시대, 대서양 시대 그리고 태평양 시대의 헤게모니 이동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고 조사, 접근했다. 그리고 각 시대를 구분하는 편과 편 사이에 현장답사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첨부해 독자들의 다각적인 이해를 돕고자 했다. 연구의 대부분을 정리하면서 나름 분명한 확신도 갖고 책의 부제도 정할 수 있었다. 『평양과 뉴욕』에서 ‘태평양의 헤게모니’는 세계의 핵심도시인 뉴욕이 태평양을 건너서 한반도의 DMZ 개경으로 이동할 것이며 그 잠재적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사실은 역사적 사례들이 증명하듯이 그것은 기회이고 가능성일 뿐, 필연적인 운명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반도의 가까운 미래를 목표시점으로, 분단의 상처인 우리의 DMZ가 세계인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번영의 중심지가 되기를 바라며, 세계의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한반도의 모든 시민에게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