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햇살 고운 파란 하늘에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네요. 그러자 사과나무, 배나무, 자두나무, 벚나무의 가지에 봉오리가 맺히고 꽃이 핍니다. 어디선가 봄의 첫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가자 나무들이 놀라 소리칩니다. “저 나비가 대체 어디서 날아오는 거지?” 사과나무가 대답합니다.
“나한테서야. 내 껍질 틈새에서 겨울을 났거든.” 나무들은 애벌레를 낳아 잎을 갉아먹는 나비를 품어 준 사과나무를 나무랍니다. 나비만 살 곳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부리울새, 도요새, 박새, 두더지, 겨울잠쥐 들도 살 곳을 찾아 나무들에게 부탁합니다. 하지만 나무들은 아기를 낳아서 시끄럽게 굴고, 나뭇가지에 오줌을 싸는 동물들에게 보금자리를 내어주지 않지요. 사과나무는 이 모든 손님을 자신의 식구로 맞아 품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