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중국, 한국, 월남, 유구, 일본 등
다섯 나라 사이에서 전개된 창화 외교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서
『천하국가』의 저자 김한규 교수의 역작인 『동아시아의 창화 외교』는 중국과 한국의 관계사에서 전개된 창화 외교뿐만 아니라 중국과 월남, 중국과 유구, 중국과 일본 등의 창화 외교, 나아가 한국과 월남, 한국과 유구, 한국과 일본 등의 창화 외교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서다.
지금까지 동아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창화 외교와 관련된 연구는 없다. 다만 중국 학계에서 한·중 관계사에 국한하여 한시 창화에 관한 몇 편의 연구 성과를 생산한 바 있다. 그러나 월남과 중국의 국가들 사이에서도 한시 창화를 통한 외교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월남의 여러 왕조가 중국에 파견한 사신이 창작한 시문과 중국인과 교환한 창화시가 많이 남아 있지만,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여 중·월 사신과 접반 관원 사이에서 전개된 한시 창화를 역사학적으로 연구한 성과는 없다. 유구와 중국 간 창화 외교에 대한 연구 역시 생산되지 않았다. 일본은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당연히 사신을 교환하지 않았으므로 중국과 일본의 사신과 접반 관원의 시문 창화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국가들은 간헐적으로 사신을 서로 파견하기도 했고 특히 수·당시대에는 견수사(遣隋使)와 견당사(遣唐使)가 중국에 파견됐기 때문에 사신과 접반 문사의 시문 창화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사신과 접반 관원 혹은 문사들이 시문을 창화하는 관행을 중국과 그 이웃 나라들의 관계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창화 외교가 시문에 능통한 문학지사 출신 사신의 파견을 통해 전개된다는 일반적 조건을 고려한다면,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 상호간, 예컨대 한국과 월남, 한국과 유구, 한국과 일본의 외교 무대에서도 창화 외교가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상정해 볼 수 있다. 한국, 월남, 유구, 일본 등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자라는 문자를 사용하고 한시를 지어 즐길 수 있는 ‘동문(同文)’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과 한국의 관계사에서 전개된 창화 외교뿐만 아니라 중국과 월남, 중국과 유구, 중국과 일본 등의 창화 외교, 나아가 한국과 월남, 한국과 유구, 한국과 일본 등의 창화 외교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에 펴낸 『동아시아의 창화 외교』는 이러한 연구의 성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