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한 노사모의 전설 미키루크 이상호
현실정치에 도전장을 내민 그의 내밀한 정치세계를 담다
그는 유머와 웃음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를 편하게 하고 호감을 갖게 하는 유머였다. 거친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유머와 웃음을 가지고 있다는 건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유머와 웃음은 마찰과 갈등을 녹이는 사회적 윤활유가 아니던가. 한 사람에 대한 궁금증은 또 다른 궁금증을 낳았고, 대답은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졌다. 한 사람의 과거-현재-미래가 2000년대 숨가쁜 정치상황과 맞물려 명멸했다. 한 무명 시민이 한 유력 정치인의 팬클럽에 들어가 그곳에 진지를 구축하고, 열혈 정치투사가 되어 한국정치를 배우고 쇄신해가는 과정은 한 편의 정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했다. 인터뷰가 아니었다면, 그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나 소설로 풀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를 계속할수록 그의 매력이 돋보였다. 맑은 눈빛과 다부진 표정, 자신감 있는 태도는 그의 몸과 마음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 같은 열정을 느끼게 했다.
2019년 초부터 부산 사하구에선 미키 이상호 위원장과 조경태 의원의 국지전이 화제가 되었다. 이른바 ‘현수막 전쟁’이다. 조 의원 측에서 ‘다대포 해변공원 다목적운동장 인조잔디 조성, 국비 3억 5천만 원 확정’이라는 내용을 현수막으로 내걸자, 이 위원장이 ‘올 한 해는 거짓말하지 맙시다!!’라는 현수막을 그 위에 설치해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마치 조 의원이 예산을 확보한 것처럼 오해를 사게끔 의도적으로 현수막을 걸었다는 판단에 ‘거짓말’이라는 단어로 맞대응을 한 것이다. 또 조 의원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사하구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자, 이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조경태 최고위원 당선을 축하합니다’라고 ‘자유한국당’ 글씨를 한껏 키워 대응했다. 조 의원이 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철새 정치인임을 은근히 부각시킨 전략이었다. 정치인들의 치적 자랑이나 실적 알리기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사하 지역의 미묘한 공방은 형식이 독특해 세간의 관심은 물론 많은 미디어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조경태 의원의 텃밭 지키기냐, 미키루크 이상호의 새 진지 구축이냐. 사하을 지역이 벌써 2020년 4월 총선의 관심 지역으로 하루 종일 대화해도 도무지 지친 기색이 없는 에너자이저. 한다면 하는 ‘부산 싸나이’ 미키루크의 ‘미친’ 질주가 계속 보고 싶어진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쳐야 미친다’ 했으니 뜻을 이루기 위해 미치는 것은 아름다운 도전, ‘미친(美親) 도전’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