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가 춤을 추듯, 바람에 떠밀리듯, 구름에 쫓기듯
발로 쓴 영남알프스 이야기
『영남알프스 오디세이』는 단순한 여행책이 아닌 다른 개념과 방향으로 읽혀야 마땅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배성동 작가는 20년 넘게 그 영남알프스를 걷고 넘으면서 길과 그 길에 새겨진 숱한 사람들의 이름과 역사를 기록했다. 산과 억새, 그리고 삶이 서린 길 위에서 사람들과 같이 울고 웃었다. 때때로 소금 가마니를 진 소금장수가 되기도 했고, 살기 위해 산을 넘어야 했던 아낙들의 고무신이 되기도 했다.
하늘로 가는 길 배내재와 하늘 오르는 사다리 선짐이 질등, 왕고개인 간월재와 신불산 십이 도산검수……. 영남알프스 곳곳을 끊임없이 오르내려온 배성동 작가의 글에는 그 산과 길에 깃든 희노애락으로 가득하다. 억새가 춤을 추듯, 바람에 떠밀리듯, 구름에 쫓기듯 발로 꾹꾹 눌러 담아낸 『영남알프스 오디세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사자평 억새밭과 죽음의 계곡 저승골, 얼음골 빚덤이의 구만구천 계단을 오르는 자신과 만나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