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 폴은 스위스 사진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잡지 편집자, 저널리스트, 사진가의 역할 모두를 성공적으로 해낸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지오(GEO)』 『타게스안차이거(TagesAnzeiger)』 『다스 마가친(Das Magazin)』 『팩츠(FACTS)』 『바슬러 차이퉁(Basler Zeitung)』 등과 같은 굵직한 잡지와 일간지에서 사진가나 고정 기고가로 일하며 프로젝트를 위해 거의 지구의 극에서 극까지 날아다녔다. 지금도 일 년 동안의 출장 계획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그는, 타고난 활기찬 성격만큼이나 사진 찍을 때도 주제 선정이 폭넓고 표현이 활달하다.
안드리 폴은 자신의 조국 스위스에 관한 것이든, 유명인의 개인적인 삶이든, 아니면 어느 특정한 공동체든, 결코 고정되고 익숙한 시선에 머물지 않고 틀을 깨고 바라보려 노력한다. 그는 다양한 방법론과 전문지식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상황을 즉각적으로 포착하고 (직접적인 연출 없이도) 상황의 사회적 맥락을 비틀어 영향을 주는 일에도 뛰어나다. 대체로 주변 환경까지 사진에 담는데, 즉흥적인 소통 전략과 꼼꼼한 장소 탐구가 결합된 덕분에 계산된 듯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단 이십 분짜리 촬영을 위해 비좁은 방에서 일곱 시간을 기다리거나, 집에 스케이트보드 램프를 설치한 남자(p.49)를 찍기 위해 몇 달 동안 수소문한 일화 등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처럼 꾸준하게, 그리고 대중성있게 주제들을 다루는 지구력과 호기심은 그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무기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