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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사상’을 넘어선다는 것에 대하여
글쓴이
김병문 저
출판사
소명출판
출판일
2019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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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병문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인교대, 서울교대, 연세대 등에서 강의했고,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에서 전문연구원,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연세대 미래캠퍼스 근대한국학연구소에서 부교수로 재직하며 HK+사업과 강의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언어적 근대의 기획: 주시경과 그의 시대』, 『‘국어의 사상’을 넘어선다는 것에 대하여』, 『식민지 시기 전후의 언어 문제』(공저) 등이 있다.

책 소개

분야인문
‘국어의 사상’과 근대 언어학의 정치성

언어의 문제에서 중세와 구분되는 근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각 민족국가가 라틴어나 고전 한문과 같은 중세적 보편 문어 대신 자신의 세속어(vernacular)를 글쓰기의 영역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게 된다는 점일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베네딕트 앤더슨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민족국가라는 ‘상상의 공동체’가 형성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앤더슨이 민족국가를 ‘상상의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그 단위나 경계의 문제 때문만이 아니다. 즉, “보편화되어 있을지 모르는 실질적인 불평등과 수탈에도 불구하고 민족은 언제나 심오한 수평적 동료의식으로 상상된다”는 점에서 민족국가는 ‘상상의 공동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를 동질적으로 느끼는 그러한 ‘상상’에 현실적인 감각을 제공하는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매일매일 하고 있는 말하기, 글쓰기라는 행위이다.

물론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해 서로가 서로를 동질적인 구성원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온갖 변이와 변종에도 불구하고 민족국가의 구성원들이 모두 ‘하나의 언어’를 말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상상’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언어학은 바로 그러한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담론/제도이다. 실제로 불어학, 독어학, 일본어학, 중국어학, 한국어학과 같이 민족국가 단위로 설정되어 있는 개별 언어학은 그 언어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하나의 문법’을 가정한고 그에 입각하여 ‘국어문법’을 기술한다.

도처에서 경험하는 차별과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느끼는 수평적 동료 의식을 설명하는 데는 따라서 각 민족국가의 ‘국어’, 그리고 단일한 ‘국어’라는 그 ‘상상’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그 실체를 ‘실증’해 내고야마는 언어학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이유에서 각 민족국가의 ‘국어’를 연구하는 개별 언어학, 즉 ‘국어학’은 (‘국문학’과 ‘국사’가 그렇듯이) 근대 국민국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국가장치의 하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근대언어학으로서의 ‘국어학’의 기본 가정이나 전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것으로서 국내 학계에서 이러한 시도는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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