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최고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사회비평가인 프랑코 베라르디 ‘비포’의 『미래 이후』는 ‘미래를 신봉한 세기’(20세기)의 약속과 꿈이 정보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에 의해 어떻게 산산히 부서졌는지, ‘미래 이후’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세계를 꿈꿀 수 있는지를 성찰한다. 특이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 위기를 다룬 기존의 분석들과 세 가지 면에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첫째, 비포는 1970년대 중후반부터 창궐한 이 “미래는 없다”는 파국적이고 음울한 상상력의 등장을 신자유주의의 귀결로서뿐만 아니라 정보테크놀로지를 통해 인간의 영혼마저 노동하게 만든 ‘기호자본주의’의 귀결로서 설명한다. 둘째, 비포는 오늘날의 사회를 위협하는 공황, 주의력 결핍 장애, 우울증 등의 병리학의 창궐 역시 이런 기호자본주의의 작동방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셋째, 이처럼 갖가지 ‘정신병 폭탄’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미래는 ‘약속’이 아니라 ‘위협’으로 돌변하지만 이런 파국은 새로운 전망이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연 이 파국 속에서 새로운 전망을 발견할 수 있을지, 비포의 의견을 함께 확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