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처럼 38선도 사라질 수 있을까요?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기적 같은 통일!
독일은 한국보다 빠르게 통일의 기적을 경험한 나라입니다. 이 동화에는 그 기적 같은 순간들이 낱낱이 담겨 있습니다. 월요일마다 평화 시위가 열렸던 동독의 라이프치히, 서독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국경이 개방되던 날, 시내를 가득 메운 시민들, 동독에 사는 주인공이 처음으로 서독 땅을 밟은 날까지. 믿기지 않는 일들이 연거푸 일어난 1989년의 독일. 과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통일의 순간은 어땠을까요?
우리도 함께할래요! 장벽의 경계선에서 아이들이 외치다.
이 이야기는 동독에 사는 프리치가 새 학년이 되는 날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면서 시작됩니다. 말도 없이 헝가리와 프라하로 떠난 친구들이 여럿 있고, 가족들의 직장과 유치원에서도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사람들이 많아졌지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프리치는 가족, 학교, 이웃들의 변화를 하나씩 눈치챕니다. 집에선 동독을 떠나는 사람들을 나무라는 아빠와 그들을 이해하며 함께 앞장서겠다는 엄마로 나뉘고, 학교에선 선생님이 서독의 서 자도 못 꺼내게 하며, 매일 이웃들을 감시하는 집 주인 슈피커 씨와 비폭력을 외치며 거리를 배회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대비됩니다.
프리치를 둘러싼 일상 전체가 흔들리고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라의 변화를 직감하기 이전에 아이들은 자신의 일상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분단의 갈등을 느낍니다. 어른들보다 한층 낮은 눈높이로 바라보는 세계이지만 아이들의 눈에도 혼돈과 분란의 실상은 여실히 느껴집니다. 프리치는 점차 자신도 주변 어른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합니다. 엄마가 매주 나가는 월요 시위가 궁금하고, 시위대의 행진에 끼고 싶고, 자신의 의견을 담은 현수막도 시위 현장에 내보이고 싶어 합니다. 프리치처럼 장벽이 무너지기까지 어른을 넘어 아이들 또한 역사의 현장에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어른의 의사가 아닌, 주체적으로 목소리를 낸 프리치의 자세는 또래 아이들에게 강한 영감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