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종류의 문학이 활짝 꽃핀 프랑스 문학 정원에는 개성 넘치는 작가가 많지만, 쥘 르나르(1864~1910)만큼 우리에게 친밀감을 주는 독특한 작가는 드물다. 언어의 탄환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고, ‘도망치려는 사념(이데)의 목덜미를 붙들어’ 그 정곡을 꿰뚫는 명사수 르나르의 매력은 참으로 유별난 것이 아닐 수 없다. 르나르는 허위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문학의 거짓’을 깨달았다. 아름다운 시구, 과장된 표현, 화려한 줄거리, 이러한 것들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진실이 언제나 예술인 것은 아니다. 예술이 언제나 진실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진실과 예술에는 몇 가지 접촉점이 있다. 나는 그것을 찾는 것이다.”
르나르는 소녀, 아내, 어린이, 시인, 사랑, 농민, 자연, 동물, 인생 등 모든 것에 대한 이른바 ‘문학’에 의해 넓혀진 잘못된 관념에 반기를 들었다. 그의 대표작 《홍당무》도 이런 생각에서 쓰인 것이다. 《홍당무》의 주인공은 천사 같은 어린이가 아니라 밉고 더럽고 잔혹한, 소년 특유의 결점을 유감없이 고루 갖춘 매우 현실적인 인물이다. 《박물지》에서는 농민이나 자연, 동물까지도 과장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