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재는 의붓남매의 불온한 사랑을 상큼하게 그린 「젊은 느티나무」로 문학적 명성을 쌓으면서 서정적이고 소녀 취향적인 ‘여류작가’로 인지되어왔다. 이러한 탓에 사회와 현실 문제를 총체적으로 그려낸 작품성은 비교적 간과되었다. 그러나 강신재는 여성문학사에서 거의 최초로 욕망의 주체로 스스로를 가시화하는 여성들을 소설의 무대에 세움으로써 여성성에 대한 상투적인 관념을 비트는 도전적인 문제의식을 보여준 작가이다. 이 선집은 세련된 감각과 서정적인 문체, 관조적 시선으로 세계와 불화하는 여성의 정체성을 탐색한 강신재의 문학 세계를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