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대안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긍정적인 힘과 성별분업 및 성별성이 어떻게 작동하며, 상호 연관이 되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여성주의와 지역화폐운동 나아가 대안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여성주의적 대안을 상상하며, 모색하고자 했다. 하여 2008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화폐의 중요한 매개체인 거래의 계정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했다. 한밭레츠 회원으로서 활동하며, 일상의 관계 맺음 속에 참여자들의 활동내용과 거래상황을 들여다보고,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천 경험을 촘촘하게 살펴보고자 했다. 그래서 자료 분석과 참여관찰 및 심층면접 등 방법론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했다. 한편 계층, 연령, 장애유무 등 한밭레츠 참여자들의 다양한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제한점이 있다. 또한 이 책에서 인용 분석된 한밭레츠의 자료와 통계치들은 상당 부분 2008년과 2009년에 집중돼 있어 큰 흐름에서는 비슷하지만 최근의 변화를 포함시키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공동체는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순환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이 책의 결과물은 보는 그 시점에 따라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속에 이 책을 내놓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저자는 “한밭레츠의 활동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라고 설명한다. 1998년 IMF 이후 30여 곳 이상이던 국내 지역화폐 공동체가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현재까지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곳이 바로 한밭레츠이다. 거래와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밭레츠를 거점으로 ‘민들레의료생협’, ‘꽃피는학교’, ‘원도심레츠’ 등 여러 영역으로 활동을 확장해가고 있다. 한밭레츠는 그들의 표현처럼 “망하지 않고” 어떻게 지속되고 있는지, 지역화폐와 대안운동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지역화폐와 대안운동이 지속가능하려면 공동체와 구성원들이 가진 조건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대전을 근거지로 하는 한밭레츠의 활동 과정을 참고함으로써 각자가 속해있는 혹은 만들고자 하는 공동체와의 닮음과 차이는 무엇인지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