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했다. 현재 미술사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예술의 정형성과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다양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에드워드 호퍼의 시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서양미술사』,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뒷모습』, 『드가』 등을 썼고, 『자포니슴』, 『예술가는 왜 책을 사랑하는가?』, 『컬러 오브 아트』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소개
분야예술
예술가는 도망치지 않는다, 그린다
멜랑콜리는 세상이 녹록지 않음을 절감할 때 느끼는 좌절감과 패배감이라고 한다. 멜랑콜리는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 기질이나 원인이 아니라 세상을 감내하며 나타나는 징후이다. 멜랑콜리를 느끼는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떠안게 되는 패배의식과 소외감은 안타깝지만, 세상과 조우하며 균형을 찾고자 애쓰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대학에서 서양미술을 공부하며 그림을 그렸던 저자는 문득 예고 없이 찾아오는 슬럼프와 멜랑콜리한 감수성이 예술가만이 획득할 수 있는 창조성의 원천이 아니라는 점, 그러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감수성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그래서 그는 멜랑콜리가 예술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사회적으로 자연스러운 감수성이라는 사실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였다.
멜랑콜리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의 일종으로 우울 또는 비애에 해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멜랑콜리는 단지 ‘우울한 감정’만은 아니다. 멜랑콜리는 한때 낭만주의의 해석에 따라 창조성의 원천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며, 정신의학 분야에서 ‘울병’ 등으로 그 의미가 한정되어 사용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특별히 일곱 명의 화가에 집중했다. 일곱 화가의 화폭 속에는 명확하게 우울해보이는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우선 우리가 천재라 일컫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이 온전하게 남은 것이 별로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화가로서 동시대에 활동한 미켈란젤로와 달리 이렇다 할 작품을 몇 개 남기지 않은 다 빈치는 사실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한 화가였다. 멜랑콜리 속 매력은 거친 풍광과도 같은 세상에서 자신의 인생을 오롯이 감내하는 사람들, 그들의 삶과 그림에 공감하는 우리의 열정을 통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