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과 솔직한 고백이
자연스레 빚어가는 시세계
2008년 『시와 시학』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단에 나온 시인은 『불법체류자』, 『노을 氏, 안녕』, 『멀고 먼 해우소』. 『토함산 석굴암』 등의 시집을 펴냈다. 미술사를 전공한 미술평론가로 잘 알려진 시인은 일상과 풍경 속에서 짤막한 삽화로 삶과 세계를 통찰케 하는 시편들에 정통해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번 다섯 번째 시집 『바람 미술관』에서는 그런 통찰이 경륜과 거침없는 솔직함으로 한 경지에 이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윤범모 시인의 시편들은 재밌다. 유쾌하고 통쾌하게 시와 이야기, 성聖과 속俗, 있음과 없음, 진짜와 가짜 등 2분법 경계를 없애버린다. 그리고 새하얀 백지, 세상과 삶의 본질에 맞닥뜨리게 한다. 엄숙하게가 아니라 활달하고 솔직하고 능청스럽게.
난해하고 장황한 시들이 난무하는 요즘 시단에서 시가 유쾌 통쾌하고 재밌게 읽히는 것은 윤범모 시편들의 큰 미덕이다. 거기다 어느 고승高僧들의 설법보다 큰 가르침과 깨우침을 ‘나 또한 그렇다’며 고개 끄덕일 정도로 독자들에게 즉각적으로 주고있는 것이 이번 시집 『바람 미술관』의 특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