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징한 프리즘으로 구축한 탈세속의 정신
박시영 시인의 첫 시집이다. 유년시절 바닷가 경험이 여러 시편에서 드러난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지난한 삶을 살아야 했던 부모 세대에 대한 부채의식이 '원형 상징'(박몽구의 해설)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인은 그 원형상징을 근저로 자연 속에서 피땀 흘리며 거짓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야말로 역사의 참된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세속 도시의 뒷골목에서 인간적인 삶을 박탈당한 채 유폐를 강요당하는 자들의 삶이 여기에 드는 것은 당연하다.
제재나 주제만으로는 무겁게 보이지만, 직설법 대신 감각적인 언어로 이미지를 명징하게 그림으로써 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꾸밈없는 시선도 독자의 공감을 얻게 하는 힘이다. 시에 등장하는 고향과 유년시절, 세속도시의 그늘과 교육 현장의 아이들은 시인이 걸어온 길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눈으로 사상을 들여다보는 심안과 각박한 현실을 생경하게 노출하지 않고 환유와 알레고리로 포착해 내고 있는 점에 주목이 간다."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