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앨범 커버가 들려 주는 소중한 우리들의 이야기
비틀즈의 명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커버를 디자인한 피터 블레이크는 “앨범 커버는 음반의 첫 순간이다. 그것은 음악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당신은 음반 상점에서 뭘 사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앨범을 집어 드는 순간 당신을 음악으로 이끄는 이미지에 늘 흥분한다.”라고 말하였다. 앨범 커버는 노래로 말하는 가수들의 얼굴이다. 우리는 어떤 가수의 노래를 만나기 전, 커버를 통해 먼저 얼굴을 대면한다.『레코드를 통해 어렴풋이』에는, 그 앨범 커버를 보고 삶의 속살을 살며시 들추며 이야기를 건네는 김기연의 담백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그는 10cc의 《How Dare You》앨범 커버의 앞면과 뒷면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주면서 우리 사랑의 안전을 되묻기도 하고, 러쉬의 《Permanent Waves》앨범 커버를 보면서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오는 줄도 모르고 여자를 보며 웃고 있는 한 남자를 가리키며 불현듯 닥쳐올 수 있는 삶의 어려움 속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자고 우리를 흔들어 깨우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일상의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사람을 울고 웃게 만드는 누군가의 노래처럼 앨범 커버를 통해서도 깊은 감동과 삶의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저자는 한 번 보고 쉽게 지나쳐버릴 수도 있었던 앨범 커버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조용히 세상과의 대화를 건넨다. 그는 스쳐가는 생각으로 마침표를 찍고 끝내버릴 수도 있었던 평범하고도 소소한 일상을 앨범 커버와 함께 잔잔하게 풀어내고 있다. 김기연은 글뿐만 아니라, 사진과 디자인도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그려내면서 ‘예술은 재밌는 놀이’라고 말하던 꿈을 이 책을 통해 노래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따뜻하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다 보면, 때론 함께 웃게 되고, 때론 옛 추억을 떠올리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채비를 하거나,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를 찾아가는 당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