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의 반란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0년대 스페인 마드리드.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라 키로가는 어머니와 함께 옷 만드는 일을 하며 가난하지만 씩씩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약혼자와의 소소한 미래를 꿈꾸던 시라 앞에 운명을 뒤흔드는 두 남자가 나타난다. 난생처음 만나는 아버지 곤살로 알바라도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라미로 아리바스.
시라는 아버지가 물려준 돈 그리고 라미로와 함께 고향과 어머니와 약혼자를 등지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 떠난다. 머나먼 모로코의 탕헤르에서 낭만적이고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 라미로는 시라를 배신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낯선 땅에 혼자 남겨진 시라는 라미로의 빚까지 모두 떠안는 처지가 되고 만다. 당시 모로코 내 스페인 보호령이던 테투안으로 거처를 옮긴 시라의 삶은 또 다른 기로를 맞이하는데...
『라 코스투라』는 유려하고도 날렵한 문체, 빠른 내용 전개를 통해 독자를 가장 낭만적인 시대의 유럽으로, 아련한 향수와 기품이 배어 있는 과거의 현장으로 빨아들인다. 전설로만 남아 있는 아프리카 북부의 식민지, 스페인 내전 직후 독일 세력이 장악한 마드리드 그리고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머물다 간 리스본과 모로코를 배경으로 영국 등 각국의 스파이들, 정치적인 음모와 비밀스러운 첩보의 현장, 아름답고 섬세한 유럽 사교계의 귀부인과 패션의 세계까지. 공간과 소재를 넘나들며 한 매력적인 여인의 운명과 사랑, 열정을 펼쳐낸다.
스페인어로 ‘라 코스투라’La Costura는 바느질, 재단을 의미한다. 운명과 운명, 인연과 인연, 거대 역사와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이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서사 본연의 재미를 만끽하게 하는 이 작품은, 긴 호흡에도 불구하고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는 극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