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숙녀들의 기분을 달래는 주문, “큐티 큐티 큐트 샤라랑!”
우리 시대의 ‘쌩얼’ 앞에서 벌어지는 숙녀들의 굴욕 플레이!
시인이자 비평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박상수 시인이 두번째 시집 『숙녀의 기분』을 펴냈다. 전작 『후르츠 캔디 버스』 이후 7년 만에 찾아온 시집이다. 이 시집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7년 전 사탕을 빨던 아이도,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중년도 아니다. 또한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이라고도 할 수 없으며, 반대로 특권을 누리는 권력을 가진 자들은 더더욱 아니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한 단계 계단을 오르긴 했으나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툰 아이와 어른 사이, 소외 계층도 특권 계층도 아닌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가야 하는 안락과 혼란 사이, 거기에 ‘숙녀’가 있다.
시집에서는 숙녀가 되고자 하는 그들의 굴욕 플레이는 결코 무겁거나 어둡지 않고 희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독자들은 마치 「개그콘서트」의 우스꽝스러운 한 장면을 이 시집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들의 이야기에 웃을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 숙녀의 기분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굴욕 플레이에 대한 경험이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함돈균이 “이건 그냥 우리 시대의 ‘쌩얼’이다”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장을 넘기며 앙큼 발랄한 숙녀들의 모습과 우스꽝스러운 좌절의 순간들을 확인하며 웃다보면, 어느덧 씁쓸한 현실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 그러나 기분은 언제나 사라지고 바뀌는 것. 굴욕의 나날이지만 그럼에도 숙녀들은 주문을 외운다.
“큐티 큐티 큐트 샤라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