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진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큐브처럼 놀라운 시공간을 창조해내다!
데뷔작으로 필리핀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팔랑카문학상을 수상하고, 신경숙 작가가 수상하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맨아시아문학상을 수상한 떠오르는 신예, 미겔 시후코의 첫 소설『일루스트라도』. 뉴욕에서 의문스럽게 죽은 필리핀 출신 작가, 크리스핀 살바도르. 죽음과 더불어 그가 조국 필리핀의 권력을 쥔 소수 가문들의 범죄를 낱낱이 밝힐 작품을 집필 중이라던 원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젊은 작가 ‘미겔 시후코’는 스승의 인생을 추적하기로 한다. 주인공인 젊은 작가의 내러티브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미스터리 형식을 차용하는 한편, 주인공을 작가의 이름과 똑같이 설정한다. 작가는 두 명의 화자를 배치하고, 일인칭과 삼인칭으로 관점을 나누고, 작가의 서술이 아닌 언론과의 인터뷰, 보도기사, 소설 속의 소설 등 메타픽션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요소와 기법으로 소설을 전개해간다.
독자는 미궁의 사건을 추적하는 한편으로 작가가 배열한 다채로운 소설적 장치를 경험하며 퍼즐을 맞추듯 사건의 개연성을 예측하며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작가가 펼쳐놓는 이야기는 한 개인이 겪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스페인의 식민통치시대부터 독립투쟁, 2차 세계대전, 독재화 시대, 피플파워 혁명 등 150여 년 동안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필리핀의 근현대가 담겨 있다. 두 화자의 개인적 고민과 현재를 축으로 필리핀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