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세 극복의 역사 임진왜란, 과연 자랑스러운 역사인가
임진왜란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인가? 《조선 지식인의 위선》을 통해,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은둔하던 ‘사림’ 세력이 중기 들어서 어떻게 조선의 정치질서를 뒤집고 ‘주류’로 우뚝 서게 됐는지, 또 그들이 어떻게 조선을 바꾸었는지를 힘 있게 그려내 호평 받은 저자가 던지는 두 번째 질문이다. 그는 우리의 상식이나 믿음과는 다르게, 임진왜란은 부끄러운 역사였다고 주장한다. 당시 조선의 임금과 조정, 지배층과 일반 백성은 모두 일본이 곧 쳐들어올 것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도 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선은 왜 아무런 방비도 없이 앉아서 외세의 침략을 당했을까?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전시동원체제로 들어가야 하고, 그것은 바로 조선의 전면적 개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지배층의 특권을 제한하고, 주자학적 패러다임도 바꾸어야 했다. 그러나 조선의 어느 누구도 이 같은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자신이 없었다. 세상을 바꾸는 개혁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준비 없이 침략을 당할 것인가? 조선 지배층은 후자를 선택했다. 나라와 백성이 아닌, 손에 쥔 권력을 지키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순신의 수군도 조정의 지원으로 건설한 군사가 아니라, 이순신이 스스로 마련한 돈으로 건설한 군사였다. 패몰한 조선 수군을 재건하여 남해에서 일본군을 쳐부수고 제해권을 되찾는 기적을 일구어낸 이순신 장군을 보면서 임금과 조정은 무엇을 생각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