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했다, 마르크스의 시나리오에 따라
『자본』을 영화화하기로.
이것이 유일한 형식적 해결책이다. […]
제임스 조이스가 나의 목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인문 에세이 시리즈 ‘채석장’의 첫 책으로, 마르크스의 『자본』을 영화화하려고 했던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작업노트(1927~28년)와 함께 에이젠슈테인의 이 미완의 기획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데올로기적 고대로부터 온 소식](2008년)이라는 영화를 만든 알렉세이 클루게가 이 작품의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제작한 동명의 소책자(2015년)를 소개한다.
에이젠슈테인이 만들려고 했다는 [자본]은 어떤 영화였으며 왜 실패로 돌아갔는가? 클루게는 이 이루어지지 않은 기획의 어떤 점에 매혹되었는가? 우리는 여기서 더 나아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혁명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오늘날, 여전히 혁명의 열기가 가득했던 가운데 도모되었던 100년 전의 실패한 기획, 클루게의 표현을 따르자면 이제는 “이데올로기적 고대”가 된 과거의 유령들을 불러내 그들의 실패를 복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책은 현재의 달라진 조건 속에서 과거의 유령이 보내오는 미약한 신호를 감지해내 오늘을 사유하는 유용한 도구로 전유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