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서양 사회의 탁월한 지식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 동양 문화에 주목했다. 동양의 보물을 찾아서 서양 현대사회의 물질주의라는 병을 치유하고자 했던 것이다. 반면 동양의 지식인들은 서양을 본받고자 했다. 한때 세계 문화 발전의 절정을 구가했던 동양인은 20세기 초의 어느 순간 자신들이 한참 뒤떨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본의 메이지유신, 중국의 양무운동, 무술변법, 신해혁명, 5.4운동은 동양이 서양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동양과 서양은 마치 열애중인 연인들처럼 서로를 갈망했다. 차마 말하지 못한 부끄러움과 겸손함을 포함하여 자기 몸에 있는 갖가지 약점까지도. 이것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세계 문화계의 기괴한 풍경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풍경을 바라보며 “동서양의 가치관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상호보완적이며 서로 장점을 교환할 수도 있다.”는 탁견을 내놓는다. 이 책은 이렇게 동서양 문화의 교류, 융합의 추구가 인류가 아름다운 미래로 향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된다는 저자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동양 여러 나라의 정신을 이루는 데 줄기와 뿌리가 되는 동양의 철학과 사상을 서양인들에게 소개하고자 한 오랜 탐구와 답사의 결과물이다.
『동양의 생각지도』는 기본적으로 동양에 대해 철저히 무지한, 또는 그릇된 선입견을 가진 서양의 일반 독자를 위한 안내서이지만 두 가지 점에서 우리에게도 상당히 흥미롭다. 서양이 동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일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서로를 더 잘 이해하려면 먼저 내가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먼저 진지하게 돌아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나’는 상대가 이해하는 바대로의 존재도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존재도 아닐 수 있다. 독자들은 서양이라는 타자를 통해 우리 자신이 속한 동양을 새로운 시각으로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