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주자를 위한 크로키, Der Spiegel 거울을 보다
음악과 언어는 서로 다른 개체로서 엄연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소리가 바탕이 되어 파생되어 나온 것이며 또한 하나의 개체가 되기 위한 원리와 그 과정이 비슷하다. 음악은 소리라는 기본 요소를 바탕으로 그 외의 구성 인자인 음정, 음계, 박자, 리듬, 멜로디, 화성 등이 여러 가지 형식으로 논리적으로 배합되어 나오는 집합체이다. 그리고 언어는 사람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과 체계로서 음소, 음운, 단어, 문법 등이 기본이 되는 소리에 작용함으로서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논리 집합체이다. 즉, 음악과 언어는 이와 같은 각자의 논리와 규칙을 적용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듣는 이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해금 주자를 위한 『크로키, Der Spiegel 거울을 보다』는 이러한 음악과 언어의 관계에서 출발하였고, 이상의 시「거울」에서 음악적인 모티브를 가져왔으며, 이를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싶은 주제로 발전시켰다. 작품에서 사용되는 Text는 작품의 주제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한 역할을 담당하고, 해금의 소리는 작품의 음악적인 사운드를 구성해나가며 음향적 역할을 담당한다. 즉, 작품의 의미 전달을 위해 언어는 모든 것을 논리의 차원에서 진행해나가고, 음악은 의미 전달로부터 벗어나 모든 것을 언어를 위해 자유롭게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