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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밀양을 듣다
글쓴이
김영희 편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20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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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에세이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누군가의 말은 들으려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자리를 통해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온다

왜 아직도, 아니, 왜 지금도 밀양인가?

얼마 전 경찰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에서 당시 경찰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불법 인권 침해를 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송전탑이 들어선 마을은 갈가리 찢어지고 뿔뿔이 흩어져버렸고, 사소한 시비가 붙어도 녹음기를 들이대 소송을 걸기 일쑤고, 송전탑이 들어서는 대가로 받았다던 돈은 마을 사람들의 아픔을 뒤로한 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다. 2000년부터 벌어진 일이었다. 본격적으로는 2005년부터의 싸움이었다. 2012년과 2013년 두 명의 노인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목숨을 끊었다. 전국적으로 밀양의 송전탑 반대 운동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연대와 함께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천막농성장을 만들고 끈질기게 반대했으나 2014년 6월, 밀양의 천막농성장이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하에 폭력적으로 뜯겨나갔고, 그 유린의 장면은 사진과 영상과 글로 ‘중계’되었으며,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거론되었다(2014년 오월의봄에서 출간한 『밀양을 살다』는 이 시기를 기록한 대표적 구술 기록집이다). 결국 송전탑은 들어섰다. 그리고 지금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밀양의 싸움은 ‘이미 끝난 것’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던 격렬한 싸움이 있었지만 결국 송전탑은 들어섰고, 그러니까 이제 그 싸움은 진 싸움이고 끝난 싸움인 것 아니냐고. 그러니 이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하자고.

하지만 이 책은 지금 우리가 밀양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수없이 터져나오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보며 하나하나의 일들이 빨리 매듭지어지기를 바라고, 어떤 하나의 문제에 골몰하며 그 이야기를 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문제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문제를 어설피 덮어버린 탓에 새로운 문제가 만들어진다.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가는 것 같은 피로감은 사실 성급히 하나의 문제를 덮고 가려는 조바심이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여전히 이 하나의 문제, 밀양의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깊이 생각해보자고 권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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