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흰 말이 말하는 늙음, 죽음 그리고 생명
‘루비아나’는 은퇴한 백색 경주마로, 미국에서 5년간 경마에서 뛰었고 은퇴 후에는 씨받이로 우리나라에 팔려왔다. 8마리 새끼를 낳은 다음에는 새끼 낳는 역할마저 끝났다. ‘쓸모’ 없는 말이 돼, 안락사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늙은 백마는 퇴출되기 직전에, 제주도 말 목장에 살면서 말 사진을 찍어오던 사진가 박찬원을 만났다. 사진가는 루비아나를 처음 본 순간 ‘찌르르 전율이 느껴졌다’고 말한다. 말에게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이다. 목장주에게 부탁하여, 자연사 할 때까지 백마를 키우기로 했다.
박찬원 사진산문집 『사랑한다 루비아나』는 작가가 루비아나를 추모하는 동시에 스스로의 앞날을 사색하며 엮은 책이다. 만남, 늙음, 영혼, 자연, 생명 등을 주제로 나뉜 60개의 글이 78장의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성인 인구 네 명 중에 한명은 노인인 우리나라에서, 세대를 넘어 함께 사유해야할 ‘늙음, 죽음, 생명’에 관한 감성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