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당찬 여성작가가 유럽에서 발견한 우리의 잃어버린 100년
바다 건너 북유럽의 숲, 미셸 푸코가 공부했던 대학, 그 곳에서 대한민국을 만나다
우리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수치스럽게 생각한다. 대한제국이 멸망하고 식민지가 되었으니 누구도 이 시대 한국인의 장점에 주목하지 않았다.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은 치밀한 자료 고증을 통해 이 암울한 시대에 한국인의 보편적인 매력을 발굴한 역작이다. 북유럽 명문대학인 웁살라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저자는 이 책의 테마를 이미 석사학위 논문으로 선보였다. 1950년대 미셸 푸코가 쓴 박사논문을 퇴짜 놓은 바 있는 실증주의 사학 전통이 강한 웁살라대학교 역사학과는, 한국의 비극적인 시대를 재조명한 이 논문을 ‘새롭고 풍성한 연구’라고 평가하며 통과시켰다.
198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뜨거운 가슴과 서늘한 이성으로 살아온 저자는 사회적 약자와 인간의 아이덴티티에 관심이 많았다. 이 책이 조명하고 있는 것은 권력자나 유명한 인물이 아니다. 소박한 서민들이다. 저자가 방대한 역사 기록 속에서 열정적으로 찾고 싶어 한 것은 바로 생생한 목소리를 가진 살아 움직이는 보통 사람들이었다. 저자는 1세기 전 한국을 방문했거나 체류했던 서구인들이 남긴 기록들을 꼼꼼히 분석하여 과거 한국인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재현했다. 외모, 기질, 여성, 문화, 정치, 종교 등 사회 구석구석 숨어 있던 풍경들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들의 현재 모습이 겹치고, 우리가 그동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한국인의 긍정적인 모습에 새로 눈뜨게 된다.
고난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진지하고 균형 잡히고 고귀한 정신을 지닌 것이 한국인이다. 이 무서운 잠재력이 우리 미래의 힘이다. 저자는 21세기 한국인에게 필요한 정신이 무엇인지도 가슴 뭉클한 언어로 제안한다. ‘착한 강인함’ 속에 우리의 고귀한 미래가 있다고. 수천 년 동안 이 땅에 살아 숨 쉬고 있는 한국정신을 얕보지 말자고. 진취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우리 자신의 길을 찾아 가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