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과 삽화의 예술사』의 핵심을 쉽게 요약하면, 소설과 삽화를 함께 읽을 때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언뜻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런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설과 삽화를 함께 연구한 경우가 드물었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그건 근대 학문의 경계가 너무 높고 두터웠던 탓이다. 근대 학제의 체계에서, 소설과 삽화, 글과 그림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예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저자는 도식적 장르론이나 고정관념에서 잠시 벗어나자고 말한다. 어떤 전공 연구자라는 답답한 옷을 벗고, 소설과 삽화를 함께 바라보자고 요구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그처럼 열린 사유가 곧장 문학과 미술을 아우르는 새로운 예술사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독자들을 꼬드긴다.
『소설과 삽화의 예술사』는 그동안 한국 문학이나 미술에서는 없었던 차별화된 방법론과 도전적인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소설과 삽화, 문학과 미술이 분리되어 서로 요원했던 학제적 고정관념을 허물고, 장르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융합의 예술사를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과 삽화 사이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상호 소통적 교섭이 독자에게는 분명 더 큰 독서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