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진의 『한국 근대극의 동역학』(소명출판, 2020)은 우리 근대극의 형성과 전개의 과정을 창작극과 번역극, 미디어연극 등을 키워드로 하여 고찰한 것이다. 이는 우리 근대연극의 형성과정을 공공극장과 상업적인 대중극(신파극)의 등장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던 저자의 『한국 근대연극의 형성』(푸른사상, 2011)과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연구의 대상을 당대의 사회와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연극(희곡) 작품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연극사에서 근대극은 이러한 신파극을 극복하고 무엇보다도 사실주의적으로 쓰여진 창작 희곡이었다. 하지만 신파극과 근대극의 이항대립적 구분은 사실이 아니며 심지어 부당하기까지 하다. 우리의 근대극은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 또는 세력의 성취나 전유가 아니라, 신파극과 학생 소인극, 번안/번역극과 창작극, 여배우 등과 같은 여러 동인(動因)들이 제각기 분투하고 서로 교섭했던 실질적인 과정이자 이를 통해 추구되었던 이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근대극의 동역학』은 그러한 과정의 역학(力學)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 살펴본 결과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