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자와 정치학자가 말하는 권력에 중독된 언어 이야기
우리는 보통 욕설, 막말 등을 언어폭력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언어폭력은 비단 그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내뱉는 말 속에도 폭력이 존재한다. 긍정적이라고만 생각되던 ‘공정함, 성실함, 진정성, 권리, 순수’와 같은 말 속에 권력 기제가 작용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권력에 중독된 언어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권력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언어의 배반’이라 칭하기로 한다.
권력에 중독된 언어의 속살을 파헤치고, 더 이상 권력자를 대변하는 언어에 속지 않기 위해 『언어의 배반』에서 언어학자와 정치학자가 뭉쳤다. 두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언어학과 정치학의 논리로 일상 언어의 속내를 드러낸다.
『언어의 배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같은 주제에 대한 언어학자와 정치학자의 각기 다른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학자는 언어가 권력에 중독된 역사적 배경이나 정치학적 분석을 내놓는 반면 언어학자는 언어를 기표(이미지)와 기의(메시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등 언어학적으로 언어의 왜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같은 듯 다른 두 학자의 논리와 관점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언어에 대해 새로운 호기심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