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밖에 나가지 못해 우울한 요즘, 집안에서 찾을 수 있는 작은 위로
# 어른이 돼서 보니, 하나하나 주옥같은 말들이잖아?
# 만화영화와 함께라면 ‘어른이 생활’도 나름 괜찮다
책가방, 신발주머니도 집어 던지고, 운동화도 채 벗지 못하고 뛰어 들어와 텔레비전을 틀기가 무섭게 목청 높여 만화영화 주제가를 따라 ‘떼창’을 부르던 그 시절. 꾸중을 듣고 눈치를 보면서도, 끼니는 거를 수 있어도 만화영화 하는 시간은 결코 빼먹을 수 없었다. 우주소년 아톰에서 밀림의 왕자 레오, 은하철도 999를 타고 간 철이와 아름다운 메텔, 영심이, 요술공주 밍키, 들장미 소녀 캔디와 테리우스, 피구왕 통키, 개구쟁이 스머프, 스펀지 밥, 독수리 오형제…
그땐 그저 재밌기만 하고, 무슨 뜻인지 깊이 새겨 볼 마음도 생각의 크기도 되진 않았다. 왜 이렇게 방송 시간이 짧은지, 어떻게 일주일을 또 기다리면서 지내야 할지, 혹시 공휴일이 걸려서 재방송이라도 하는 날은 없는지, 내일 친구들을 만나면 신나게 자랑하며 떠들 생각이 다였으니까. 그런데 삶이 곤궁해지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있을 때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니,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멋진 녀석들이었다. 하나하나 버릴 것 없는 주옥같은 말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