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마음의 결을 다듬어 거둔 수장고’인 이종욱의 시집
2019년 12월 『문학고을』로 등단한 이종욱 시인이 첫 시집 『흰색과 검은색 사이』를 출간했다. 황인숙 시인은 해설에서 “이종욱은 언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시어들이 단단하다. 그는 자신과 대상을 연결해주는 게 언어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한다. 가령 “어두움이란 말을 지나”, 그는 어두움을 느끼면서 어두움이라는 말을 동시에 느낀다. 그의 첫 시집에 꽤 많이 어두움(어둠)이라는 시어가 등장한다. 이종욱 시인은 어둠의 밀도, 어둠의 맛, 어둠의 냄새…, 어둠의 그 모든 질감과 감촉을 어두움이라는 말 속에 담을 줄 안다는 것이다.
시는 마음의 언어, 언어의 마음이라고 적는 순간, 낭비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라는 게 마음 아닌가. 이종욱의 시어는 마음과 일치하고, 나아가서 시인 이종욱은 마음과 몸이 하나인 듯 움직인다. 그의 몸은 자연이나 그림 등의 시적 대상을 향하여 활짝 열려 있다. 그의 시에 감각에 관련된 시어가 그토록 많은 게 그 증표다. 시각예술인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통해서, 그림에 대해서 쓴 시편들에서도 시각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각적이면서 다른 감각 청각, 촉각 특히 후각이 환히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