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을 하직한다면 우리는 하느님께 무슨 말을 하게 될까?
지금까지 난 세상에 무엇을 남겼고 또 얼마나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을까?
멕시코에서 출간된 까를로스 알폰소의 장편소설 『십자가 벌판』을 중견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김애양 작가가 번역했다. 이 소설은 개인의 죽음이 전체의 죽음으로 확대되며, 삶 자체가 지옥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현실의 어이없음을 자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누구든 자신의 삶에만 관심을 갖지만, 누구라도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시신들이 널려 있는 십자가 벌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그곳이 곧 명부이고, 신을 대면하는 곳이다. 폭탄이 쏟아지는 그곳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할까? 정부군과 혁명군으로 나뉘어 싸우는데 그들의 신은 아이러니하게도 똑같다. 더욱이 정의롭고 올바르게 살려고 애쓴 사람들이 전쟁에 징발된 가운데 신의 외면을 받아 시체로 널려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신은 누구의 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