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마 6:10, 13)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 18:36)
기독교 구원은 존재와 삶을 아우른다. 즉, 구원의 양상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죄 사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삶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에 인격적으로 순종하여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구원받은 신자는 사회의 구성원이자 문화의 주체이기도 하기에,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말씀과 영광이라는 가치에 기초한 문화를 낳을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으나, 실제로 그 신자가 몸 담고 사는 이 세상은 그 본질상,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질상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이러한 현재의 조건 가운데 신자는 하나님 나라의 당위와 세상 나라의 당위 사이에서 갈등과 고민을 겪게 된다.
신자가 이 세상에서 온전히 살아가는 문제는 비단 오늘만 다뤄졌던 것이 아니라 기독교 교회가 처음부터 다루어 온 주제로서, 역사상 교회의 뛰어난 교사들(Doctor)이 이 주제를 다루었는데, 초대교회 교부인 어거스틴이 『하나님의 도성』(De Civitatis Dei)에서 그러했고, 유럽에서 종교개혁을 일으킨 마틴 루터가 그러했으며, 개혁교회의 태두인 칼빈도 『기독교 강요』(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에서 잘 정리했다. 근대에는 소위 신칼빈주의(Neo-Calvinism)를 이끌었던 네덜란드의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바빙크 등이 그 논의를 발전시켰데, 지금까지 그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본서는 이러한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열매로서,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라는 관점을 가진 두 왕국론을 성경적으로 바르게 정립하도록 돕는다. 특히 신칼빈주의의 입장에서 기존의 두 왕국론을 반성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이 분야의 수준급 연구자들의 글들을 모았다. 각 글은 조직신학, 역사신학, 성경신학, 윤리학, 사회학 등의 서로 다른 접근 방식으로 주제를 다루었기에 종합적 견해를 형성할 수 있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