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부낄 깃발 하나 없이 혼자 펄럭”이는 시,
“상처받은 채로 가책도 없이” 외치는 시의 혁명!
2006년 『시안』신인상으로 문단에 데뷔한 시인 리산. 그의 7년 만의 첫 시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리산 시인의 등단 당시 “현란할 정도로 시적 몽상이 돋보이는 개성적인 작품”이라고 심사평을 쓴 오탁번 시인은, “산문체의 시가 빠지기 쉬운 고시적인 구문을 용케 벗어나서 그때그때 점화되는 이미지가 얼음꽃처럼 차갑고 냉정하다. 또 고답적 언어의 멋도 알고, 능청을 부릴 줄도 안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 첫 시집에는 리산 시인 특유의 시적 몽상과 이미지, 멋과 능청이 녹아든 언어를 담아낸 55편의 시가 오롯이 들어 있다. 이름하여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이다.
표제작인 「쓸모없는 노력의 박물관」의 제목은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가 지은 동명의 소설집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시집이 그 책과 특별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록된 역사 속에 담기지 않은 ‘쓸모없는 노력들’을 불러들여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는 점에서 교집합을 찾을 수 있을 수는 있겠다. 하지만 리산의 첫 시집에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각각의 시편을 아우르며 울리는 시인의 목소리의 발현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