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다쿠보쿠가 천재로 불리게 된 이유
가장 찬란한 시절에 만들어진 시집 『동경』
멀지 않은 미래에 『한 줌의 모래』를 통해 ‘국민 시인’으로까지 불리게 될 운명인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이른 나이에 이와테일보에 단카를 발표하며 문학가로서의 자질을, 그리고 모리오카 보통중학교를 중퇴하며 문제아로서의 자질을 일찌감치 보여주었다. 열일곱 살에 작가를 꿈꾸며 도쿄로 상경한 그는 당시 혁신적인 문예 운동을 이끌던 잡지 『묘조』의 동인이 되어 다수의 시 작품들을 발표하게 된다. 마침내 스무살, 성년이 되던 해인 1905년에 그는 최초의 공식적인 출판물이자 시집인 『동경』을 출간했다.
“하루 종일 시에 대해서만 생각했다”는 다쿠보쿠의 말처럼 『동경』은 이제 소년기를 끝내고 청년이 되어 문학적 야심에 들끓고 있던 다쿠보쿠의 도전의식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시집이다. 불교적 세계관과 기독교적 요소들을 결합하며 화려한 언어 구사를 통해 상징주의, 낭만주의적 시상을 큼직큼직한 필치로 구현한 『동경』은 『한 줌의 모래』에 실린 지극히 절제된 단카들에서 보여지는 다쿠보쿠의 모습과는 정반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거대한 문학적 구상과 테크니컬한 시인의 면모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