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藏書閣) 유일본이자, 한글 필사본인 『녈셩후비지문』(2권 2책)을 현대어로 번역하고 어휘 주석을 단 것이다. 『녈셩후비지문』은 태조대왕비 신의왕후 한씨부터 영조대왕비 정성왕후 서씨까지, 총 31명의 역대 왕비들과 관련된 글을 지문(誌文)을 중심으로 한 편씩 선별하여 편찬한 책이다. 지문이란 ‘죽은 사람의 이름과 태어나고 죽은 날, 행적, 무덤의 위치와 좌향 따위를 적은 글’로 일반적으로 지석에 쓰여 있다. 왕비의 가계, 성품, 행적 등이 담겨 있어 그 사람의 평생을 알 수 있는 자료이다.
『녈셩후비지문』의 편찬 목적은 당대 비빈들이 역대 왕비들의 행적을 정확히 알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데 있었다. 『녈셩후비지문』은 필사본이기는 하나 한문 원문을 직역했기 때문에 언해문을 한문 원문과 대조하여 상세히 살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더욱이 『녈셩후비지문』은 역시 장서각 유일본인 『녈셩지장통긔』와 더불어 한문본 『列聖誌狀通紀』를 같은 언해 저본(底本)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언해가 시차를 두고 이루어진 점에서 언해 양상의 차이를 비교 연구할 수 있다. 그동안 고어(古語)를 붓으로 흘려 써 판독조차 어려웠던 『녈셩후비지문』이 본 역주서의 출간으로 새롭게 재조명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