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잃고 노예가 된 설움을 당하는 국민, “망국노 군상”.『일억오천만 대 일』에 이어 2부『망국노 군상』에서는 나라를 잃은 후 해외 각국으로 이주하여 살게 된 조선인들의 디아스포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망국노 군상』은 일제강점기 1919년 서울에서 3·1만세운동이 시작되고 중국 상하이에서 4월 11일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이후를 배경으로 한 두 가족의 이야기이다. 일본 유학 후 다시 상하이로 유학 간 주인공과 일찍이 만주로 탈출한 또 다른 등장인물이 한반도, 일본, 상하이, 만주, 베이징에서 나라를 잃은 국민으로 숨어서 독립운동하거나 또는 일제에 협력하여 살아가는 모습을 파노라마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우리 민족이 겪어내야만 했던 아픈 역사를 세세한 부분까지 묘사해 사실감을 부여한다. 신사참배 강요, 창씨개명 등의 상황에서 눈앞의 이익이나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굴복했던 조선인들의 이중성을 통해 혼란스럽고 참혹했던 시대상을 담았다. - 추천사 주요섭은 진폭이 큰 작가이다. 이 ‘큰 작가’를 대표작의 울타리에서 풀어주어야 한다. 이는 문학을 다루는 이들의 책무이다. 주요섭은「사랑 손님과 어머니」라는 대표작의 울타리에 갇혀 있다. 「인력거꾼」 「살인」 등 단편도 대표작의 또 다른 울타리이다. 작가를 대표작의 울타리에서 풀어주기 위해서는‘ 전집’을 기획해야 한다. 전집은 어느 작가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의욕과 문학적 사명을 반영한다. 현실여건을 넘어서는 출판의 사명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번에 내는 장편소설 선집은 작가 주요섭을 전체적으로 다루는 계기가 될 것이다. ‘큰 작가’는 한두 마디로 규정되기를 스스로 거부한다. 주요섭은 지극한 섬세성과 광대한 전망을 동시에 포괄하는 작가정신을 실천한 작가이다. 전체성에 대한 욕구 그 자체가 소설의 본령이다. 주요섭은 단편을 통해 인간 심성을 섬세하게 드러냈고, 『구름을 잡으려고』,『일억오천만 대 일』,『망국노 군상』,『길』 등 장편소설을 통해서는 시대의 풍정과 전망을 리얼하게 그려냈다. 이 책이 주요섭 이해와 연구의 바탕이 될 것은 물론, 작가의 소설사적 위상을 드높이는 도약대가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우한용(소설가,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