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차옥혜 시인의 시(노래)는 꽃이 피고 새가 나는…… 곡식과 채소들이 갖가지 모습으로 자라는 흙빛도 고운 밭자락에 앉아서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농부들의 손에 의해서 혹은 스스로 몸을 가꾸듯이 알알이 여물어가는 지상의 작고 아름다운 열매들…… 그것들의 빛깔과 향기와 의미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고요한, 적막한 자연의 시편들! 형체를 지니거나 숨 쉬는 것들이라면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고 다가서는 그의 로고스(말, 언어)는…… 두 손을 모으게 하는 기도문처럼 그리운 음성과 생에 대한 경건주의로 아련하게 읽혀진다. 그의 시는 생명과 평화와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만가만 젖어와 오늘을 노크, 사랑함의 문을 열어준다. ? 김준태(시인) 흙을 밟고 살아가는 시인은 안개 낀 가을 아침 앞이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꽃이 피고 과일이 익고 곡식이 여물고 짐승들이 젖은 잎새를 헤치며 먹이를 찾는 것을 바라본다. 여름바람이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이려고 쉴 새 없이 씨를 뿌리는 것도 바라본다. 가뭄과 장마와 폭풍을 이긴 들깨와 호두와 감과 은행과 고구마와 방울토마토 앞에서는 두 손을 모은다. 그리하여 시인은 세상을 밝히다가 먼 길 떠나는 꽃이며, 나무와 산새와 산짐승을 지키는 산지기며, 암투병하는 몸으로 한여름 뙤약볕에서 밭을 매는 이웃을 품는다. 배추꽃 무꽃 부추꽃으로 피고 시냇물로 바람으로 세계를 닦다가 “마침내 내 별자리로 돌아가면/밤마다 못 잊을 지구별/사람, 집, 마을, 들, 산천/어루만지는/별이 되리”(「별의 꿈」)라는 노래도 가슴 깊이 부른다. ?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