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가는 종교적으로 유교, 불교, 도교에 국한되어 있어 중국문학에서 기독교 사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전통적인 유교와 도교, 그리고 전래된 불교적 의식이 그들의 뇌리에 고착된 상황에서 서양종교의 이입과 문학에의 접목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이다. 여기에 중화사상 아래 그 문화를 지키고 자부하는 중국인의 의식세계와 사회주의 체제는 기독교 정착의 걸림돌이 되어 문학에서의 동서 화합을 이루기란 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작가는 『중국시가와 기독교의 이해』를 통해 문학 연구자로서, 그리고 기독교 신자로서 중국 시가와 기독 사조를 접목시키는 시도를 한다. 고전시에서 현대시에 이르기까지 중국시가를 대표하는 작가 11명을 중심으로 각 시론, 시풍, 작가론과 작품의 세계관, 문학관, 윤리관의 측면에서 작품을 분석하고 기독교 신앙과의 연관성을 고찰한다. 먼저, 중국 고대시에서는 왕범지의 윤리관, 엄우의 시선일치 이론, 이동양의 종교적 안목, 중국 기독교사적으로 가치를 지닌 서광계의 성시와 사설이 기독교 사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 한편, 현대 시인들은 주로 유학을 통해 서양문물을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그에 내재된 기독교적 의식까지도 자연스레 흡수하였다. 작가는 루쉰의 예수의 영웅수난에 대한 영웅인식과 주샹, 원이더, 궈모뤄의 내면에 응결된 기독교적 문화사상과 신앙관을 비롯해 아이칭의 공평성의 문학관과 기독교적 사랑, 리잉의 애국우족과 예수의 희생정신, ‘태양의 아들’ 하이즈가 추구한 유토피아 이론을 통해 현대 시인들의 시 속에 직간접적으로 기독교 사조가 담겨 있음을 제시한다. 이와 더불어 1950년대부터 50여 년의 문학활동으로 독자적인 문학세계를 형성하며 간과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 타이완의 현대문학에서도 그 바탕에 유불도의 삼교 정신과 혼합된 기독교적 의식이 있었음을 확인한다. 이로써 『중국시가와 기독교의 이해』는 기존에 없던 신선한 연구로, 저자의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분석 아래 새로운 관점에서 중국 시가문학을 읽는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