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공회 사제와 주교로 45년 동안 봉직하고 은퇴한 존 쉘비 스퐁 주교가 85세에 발표한 이 책은 공관복음서들이 목격자들의 증언이나 역사가 아니라, 놀랍게도 “예배 문서들”이라는 사실을 치밀하게 입증한다. 복음서들의 구성 원리가 유대인들의 회당 예배력이라는 뜻이다. 안식일마다 예배력에 따라 읽는 구약성서 본문들에 상응하여, 매주 예배를 통해 “예수의 길”을 따르기 위한 독창적인 “예배 문서들”을 만들어낸 복음서 저자들의 비상한 지혜와 수고만큼, 저자 역시 심혈을 기울여 복음서 저자들의 본래적인 예수 메시지를 회당 예배력 순서에 따라 세밀하게 발굴해낸다. 이것은 예수의 가르침과 행적, 특히 초자연적 기적들과 속죄론 해석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저자의 논증은 분명하다. 복음서의 저자는 모두 유대인들이었다. 예수 이야기들은 회당 안에서 구전되다가 로마와의 전쟁으로 예루살렘 성전조차 파괴된 이후에 복음서들이 기록되었다.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하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결국 회당에서 쫓겨나는 사태를 전후한 적대감 속에서 별도로 예배를 드리기 위해, 회당 예배력에 맞추어 예수의 의미를 각 절기 순서대로 치밀하게 구성한 책들이 공관복음서들이다. 따라서 복음서들의 원래 청중인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문화, 상징, 절기, 이야기 전달방식을 잘 알았다.
그러나 2세기 중반 이후 교회가 유대인들 대신에 이방인들로 완전히 교체되면서, 복음서들의 유대적 특성을 알지 못한 청중들이 예수 이야기들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따라서 성서 문자주의는 복음서 저자들의 메시지를 완전히 왜곡시키는 “이방인들의 이단”이라는 주장이다. 저자의 치밀한 분석은 이제까지 복음서들을 문자적으로 읽던 잘못에서 벗어나 예수의 의미에 대한 복음서 저자들의 진정한 메시지를 찾도록 도와준다. 특히 예수가 가르친 철저한 은총과 무차별적인 사랑의 종교가 계산적인 공적과 폭력적인 심판의 종교로 전락한 신학적 뿌리를 뽑아내고 새로운 그리스도교의 기초를 놓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