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고 있는 맛객 김진방 기자의 『대륙의 식탁, 베이징을 맛보다』는 단순히 ‘베이징 맛집 소개’만을 다룬 책이 아니다.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데 마중물이 되어 줄 ‘식문화’를 다루었다. 노포부터 시작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가게까지 급속도로 변화하는 중국을 느낄 수 있다.
왜 베이징인가.
대부분 한국인이 가진 베이징에 대한 인상은 도심을 가득 메운 초미세먼지, 더러운 거리, 소란스러움, 신뢰할 수 없는 곳, 영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 기름 범벅의 맛없는 음식, 싸구려 공산품 등 한마디로 ‘후지다’로 귀결된다. 저자 김진방은 중국 전공자이자 베이징에서 특파원 생활을 3년 넘게 하고 있다. 그는 “이런 일반상식을 한 번쯤은 뒤집어 보고 싶었다”고 한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서울의 28배 크기인 베이징이 온통 우리가 생각하는 쓰레기장 같은 꼴을 하고 있을 리 만무하죠.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흥겹게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이 젖과 꿀처럼 흐르고, 요샛말로 ‘힙한’ 감성이 느껴지는 공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 미국의 아성을 넘보면서 주요 2개국(G2) 국가로 성장한 중국의 수도이자 인구 2,100만 명이 넘는 베이징에 책 한 권을 채울만한 명소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더 어불성설이 아닐까. 이런 현상의 근저에는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비호감’이 자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휴가철 여행 리스트에서 베이징이라는 목적지를 처음부터 고려 대상에도 올리지 않는 가림막 역할을 해왔다.
‘죽의 장막’이라 불리던 중국이 개혁 개방을 외친 지 40년이 지났음에도 우리 마음속에는 여전히 촘촘한 대나무 울타리가 걷히지 않고 있다. 가보고 싶지도 가본 적도 없는 곳의 맛기행 에세이를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 일지도 모른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은 무관심을 낳고, 무관심은 더 큰 오해를 낳고, 오해는 또 다른 비호감을 낳는 악순환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돌고 있다. 무관심과 반복된 오해 속에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한국과 수교를 맺었을 때 처음 본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 수교 이후 중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세계에서 부를 가장 많이 축적하는 나라가 됐다. 그럼에도 중국에 대한 선입견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비켜서지 않았다. 그저 ‘중국 사람은 여전히 머리를 감지 않겠지’, ‘여전히 싸구려 음식을 먹겠지’, ‘백화점에도 짝퉁 상품이 넘쳐나겠지’란 막연한 오해가 여전히 남아있다. 저자는 “미세먼지처럼 우리 눈을 완전히 가려버린 중국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씻어 보기 위해서다. 또 중국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맛 좋은 음식과 멋진 공간, 유구한 역사가 빚어낸 문화가 있다는 것을 꼭 알리고 싶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