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보지 못한다. 고로 나는 나를 알지 못한다.”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가 정중원이 이야기하는 우리 ‘얼굴’의 모든 것
2011년 보자르(Beaux-Arts) 미술 공모전 회화 부문 최우수상 수상, 2015년 스페인 로하 갤러리(Galeria Roja) 초청 작가 선정, 역대 최연소 작가로 19대 국회 의장, 5대 헌법재판소장의 공식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았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매스컴 및 일본, 말레이시아 등 세계 유수 매체에 출연한 바 있는,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가 정중원의 에세이 『얼굴을 그리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얼굴을 그리다』는 스마트폰, 컴퓨터 기술에 힘입어 사실을 기록하는 ‘카메라―이미지’가 보편화된 시대에 ‘왜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를 그리는가?’라고 묻는 질문에 대한 정중원의 섬세하고 밀도 있는 응답이다. 먼저 저자는 초상화를 탐구하기에 앞서 우리 얼굴을 둘러싼 신비, 즉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자기 얼굴에 관해 살펴본다. ‘얼굴’을 이해하고, 소유하고, 기억하고, 원하고 파괴하고자 하는 바람은, 결국 ‘인간 이해’의 첫걸음이자 전부다. 저자 정중원은 역사적 초상―윈스턴 처칠, 헨리 8세와 클리스브의 앤, 르네상스 시대의 교황 등―과 그것에 뒤얽힌 흥미로운 일화를 들려주며 ‘얼굴’을 향한 인류의 욕망과 초상 이미지의 복잡하고 기묘한 관계를 지적하고, CGI와 휴머노이드 로봇, 딥페이크 기술―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과 연관된 최첨단 초상의 현주소는 물론, 칼 세이건의 기획 아래 탄생한 ‘가장 웅장한 초상 ―지구 이미지’라 할 수 있는 ‘희미한 푸른 점’의 의의까지 두루 살핀다.